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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주산] 일본? 규슈? 등산? (2)아시아 2023. 6. 18. 04:24반응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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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경, 유후인역에서 출발하는 버스에 탑승한다. 생각보다 등산복 복장의 현지인이 많았다. 역시.. 제대로 탔다는 생각이 단박에 들었다. 그리고 50분가량 버스를 타니 목적지인 쵸자바루 비지터센터 정류장에 도착했다.
쵸자바루 일대 지역을 힌다고원이라고 부르던데, 느낌이 제주도의 중간산 지역, 1100고지 느낌이 물씬 들었다. 일본도 화산섬이라 그런가, 뭔가 특유의 높은 고원과 낮은 나무들이 듬성듬성 있는 모습이 꽤나 제주도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낯설지가 않아..
이 날 일기예보는 '구름 많음'이었다. 오히려 고도가 높아지면서 날씨는 오히려 괜찮아졌다. 하지만..
쿠주 산(kuju mountain, 九重山)
쿠주 산에서 가장 높은 다이센 산
다이센 산 : 해발고도 1,786m
등산 컨셉 : 습지, 초원, 급경사 등 다양한 지리 지형을 탐험, 초반에 힘 주지않고 체력 분배해서 막판 스퍼트에 단박에 오르는 뒷심형 등반
🔎 쿠주 산 방문 브이로그 보기 (1) →
🔎 쿠주 산 방문 브이로그 보기 (2) →쵸자바루 비지터센터 (長者原ビジターセンター) → 보가츠루 (坊ガツル)
하지만, 전날 열심히 먹은 탓인지 괜찮은 날씨고 뭐고 화장실을 빨리 가고 싶단 생각이 전부였다. 그렇게 내려 등산 전, 모든 것(?)을 비우기 위해 쵸자바루 비지터센터로 향했다.
비지터센터엔 여러 편의시설과 안내직원분이 계시는데, 이곳에서 고고노에마치 커뮤니티 버스 시간표를 확인할 수 있었다. 사실 규슈 횡단 버스를 예매했지만 배차가 많지 않은 버스였고, 등산을 다녀와서 유후인으로 복귀하는 버스를 타기엔 시간이 너무 촉박하단 생각이 들었다. 여러 차례의 등산 경험으로 다른 교통편도 찾는게 좋겠단 판단이 들었다. 검색하며 고고노에마치 커뮤니티 버스를 알게 되었고, 다행히 이곳에서 시간표를 확인할 수 있었다! 오후 4시 50분 마지막차가 있었고, 예상했던 시간보다 1시간 정도 더 여유롭게 예비시간을 두고 다녀올 수 있단 생각이 들었다. (직감은 들어맞았고 규슈 횡단 버스 도착시간보다 30분 늦게 도착해 2안인 고고노에마치 커뮤니티 버스를 탈 수 있었다. 난 역시 야무지다. 자랑이다.)
꿀정보까지 확인한 후 본격적인 등산을 시작했다. 쵸자바루에서 보가츠루라는 평탄한 초원지대에 도착한 후 다이센산을 단박에 오르는 코스로 등산을 진행했다.특이하게도 산악지형이지만 습지대가 있었다. 주변 풍경이랑 조화롭게 잘 어울러져 몇 번이고 사진을 찍어 대며 이동했다. 이 습지를 건너면서 본격적으로 산에서 볼법한 우거진 나무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쵸자바루는 약 1,000m 정도의 해발고도며, 1,200m의 보가츠루까지 서서히 고도가 높아진다. 어렵지 않게 이동했으며 등산을 처음 시작한 분들에게 딱 적합한 난이도의 경사도였다.
아, 오가며 일본도 우리나라처럼 산에서 가벼운 목례로 인사를 하는데, (요즘은 한국에서 인사를 잘 하진 않긴하다. 내향형 인간으로서 편하긴.. 햐) 가볍게 '곤니찌와(안녕하세요)' 라고 말하며 인사하면 된다. 아마 일본 와서 일본어를 제일 많이하게 되는 순간이 아닐까 싶다. (나중엔 다이센 산으로 올라가는 구간에선 너무 힘든 나머지 나도 모르게 '스미마셍(미안합니다)'이라 말하며 지나갔던 적도 있었다. 어이없어 증말..)보가츠루 (坊ガツル)
보가츠루에 오면 아마 깜짝 놀란다는 것에 한 표. 내가 생각했던 느낌과 다른 너른 고지대 초원이 보인다. 과장 조금 보태서 유럽 고지대 산악지형 느낌이 나는 게 이색적이고 색다른 느낌이었다. 구글맵스에서 미리 찾아본 것과 다르게 풍경이 너무 좋아 순간 '힘들면 여기까지만 다녀와도 평타이상이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
이번 등산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은, 일본 산행에 텐트가 정말 많이 보였다. 나처럼 트레일 러닝하듯이 급하게 올라가기보단 천천히 여유를 즐기며 목적지에 도착해서 1박 하는 형태의 유형이 제법 많았다. 가족 단위로,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자연을 즐기러 온 사람들이 찾는 것 같았다. 나도 시간만 많으면 저렇게 텐트치고 야영해 보고 싶었는데.. 나는야 어쩔 수 없는 K-직장인.. 시간은 금이다. 아쉽지만 좋은 풍경 후다닥보고 빠르게 내려가야지.
보가츠루에서 다이센 산 방향으로 가면 입구가 보인다. 입구 초입에 나무가 너무 빼곡해서 동굴처럼 확 어두워지는 게 제법 무서웠다.보가츠루 (坊ガツル) → 다이센 산 (大船山)
무서움은 잠시, 간간히 오르고 내려오는 사람들이 있었다. 덕분에 무섭진 않았지만, 이전보다 더 급해진 급경사가 진짜 힘들었다. 쉬지 않고 급하게 고도 500m를 올라가야 버스 시간에 맞춰 하차할 수 있었기 때문에 약 1시간 20분가량을 미친 듯이 올라갔다. 그리고 간간히 보이는 현무암 때문에 제주도의 관음사 코스가 떠올랐다. 느낌도 비슷하고 올라가는 길의 모습이나 경사도가 제법 비슷했달까.
다이센 산 정상은 화구호가 있는데, 그 주변 나무들이 계절에 따라 물들며 풍경이 시시철철 변하는 모습으로 유명하다. 작고 아담한 이 화구호를 보고 싶어 이 산을 선택했다.한참을 오르다 보니, 정상 부근에서 평지가 잠시 나온다. 잠시 평지를 따라 걷다 보면 단박에 10분 정도 힘 있게 올라가면, 다이센 산에 도착할 수 있다. 하지만, 고도가 높아지며 구름이 걸치더니 원하는 화구호의 모습은 살펴볼 수 없었고, 정상 팻말과 함께 흐린 풍경만이 보일 뿐.. 그래도 이렇게 다른 나라의 다양한 산에 올라와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신선한 경험이었다. 간단히 정상에서 편의점에서 산 점심도 먹고 정상 팻말과 함께 사진도 찍었다. 버스 시간을 생각해서 오래 있진 못하고 어쩔 수 없이 빠르게 하산할 수밖에 없었다. 못말려 증말..
왔던 길을 빠르게 내려왔고, 등산한 지 2시간 반 만에 (올라갈 땐 4시간..) 쵸자바루로 도착했다. 이쁜 풍경이고 나발이고 뚜벅이인 나는 버스를 놓치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달렸을 뿐..
앞서 말한 고고노에마치 커뮤니티버스와 유후인 방향 열차를 타고 무사히 유후인 숙소로 돌아올 수 있었다. 유후인에서 간단한 닭고기 요리 정식과 주전부리를 먹고 그렇게 하루를 마무리했다. 보람찬 이번 등산은 여기서 끝!5월 28일
다음 날, 다시 후쿠오카로 돌아가기 위해 버스 정류장으로 아침부터 이동했다. 여덟 시 버스라, 묵었던 숙소에서 조식을 먹을 수가 없어 집주인분께서 친절히 조식용 벤또라며 도시락을 전날 싸주셨다. 숙소는 유후인에 위치한 이탈리안 레스토랑 가게 2층에 위치한 곳이었는데, 조식도 서양식 아침으로 제공되는 점이 좋았다. (생각보다 쌀밥 잘 안 먹어서 이런 식사를 좋아한다.) 아무튼 일본은 버스에서 도시락을 먹거나 냄새가 심하지 않은 음식물을 먹어도 에티켓에 문제가 되진 않았다. 힌다 고원을 유튜브 실시간 라이브 방송삼아 야무지게 도시락과 편의점에서 산 간식을 먹었다. 2시간 반이 지겹지 않고 즐거웠다.
가져온 큰 짐은 하카타 버스터미널 3층에 짐을 맡기고 본격적으로 후쿠오카 시내 구경을 진행했다.
가장 먼저 간 곳은 캐널시티! 쇼핑몰이지만 큰 분수가 있어 구경 오는 사람들도 제법 많았다. 매시간 진행되는 분수 쇼도 좋지만 더 큰 목적은 노스페이스 매장이 있어서 들렀다. 쇼핑벽? 있는 듯? 노스페이스 퍼플 라벨 시리즈를 구매하러 갔지만.. 생각보다 내 스타일이 아니었고 핏도.. 뭔가 나랑 맞지 않은 느낌이어서 포기.간단히 캐널시티를 구경하고 후쿠오카 타워로 이동했다. 후쿠오카의 전망을 한 눈에 살펴보고 싶기도 했고 트인 풍경을 보고 싶었다. 빽빽하게 놓인 건물과 큼지막한 산, 가끔 보이는 하천이 조화로웠다.
그리고 텐진쪽으로 와, 돈키호테로 갔다. 한국의 올리브영이라고 불릴만큼 다양한 상품이 있는데 이곳에서 동생 가족에게 줄 선물과 회사 사람들에게 드릴 간식거리들을 사갔다. 쇼핑하러 온 한국사람들이 정말 많았고, 다들 택스프리하러 줄을 빽빽히 서 있었다. 웃겨 정말..
몇 가지 물건을 찾아보니 생각보다 시간이 지체되었다. 주변 편의점에서 돈가츠 정식 도시락과 브로콜리와 맛살(?) 볶음, 푸딩과 커피를 야무지게 먹었다. 편의점 음식들이 생각보다 알차고 야무져, 한끼 식사 정도는 편의점해서 해도 나쁘지 않겠단 생각이 들더라.빠르게 편의점에서 식사 후, 하카타로 복귀 후 짐을 찾고 후쿠오카 공항 국제선으로 이동했다. 저녁 8시 비행기였고, 저가 항공 계열이 아니라 웨이팅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입국 수속도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었고, 비행기 탑승장 대기실엔 정-말 많은 한국 사람이 있었다. 순간 김포공항이 오버랩될 정도로..
이렇게 나의 후쿠오카 원정 등산 여행은 끝!후기
사실 일본의 등산이라고 생각하면 유명한 후지산, 훗카이도의 산악지대를 생각하기 마련인데, 규슈섬에 등산 간다고 해서 사람들이 많이 의아해하더라! 이곳저곳 잘 찾아보면 내 입맛에 맛는 산을 쉽게 찾을 수 있을 정도로 일본 역시 산이 정말 많아서 몇 번은 더 와보지 않을까 싶다. (이 정도면 일본 외사랑인가 싶은데.. 글쎄 난 자연을 좋아할 뿐.. 데헷)
많이 가는 여행지의 특이한 경험엔 등산이 역시 제격이다. 그리고 이렇게 목적의식을 가지고 내가 다니는 여정에 정성을 쏟으며 여행할 수 있다는 점은 정말 자기효능감 올리기에 최고라는 것!반응형'아시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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