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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로미티] 신묘한 이탈리아 산행 (3) - 알페 디 시우시, 세체다, 사소 룽고유럽 2023. 9. 4. 01:30반응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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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를 타고 바이트브룩 역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리고 350번 버스를 역 맞은편 정류장에서 6시에 탑승해야 했다. 저녁시간대지만, 나 같은 관광객분들이 몇 분 있어, 버스 탑승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하지만 6시가 되어도 버스가 오질 않고..
돌로미티(Dolomiti) - 알페 디 시우시(Alpe di Siusi), 세체다(Seceda), 사소 룽고(Sassolungo)
2022년 10월 8일
돌로미티 동부에서 서부로 가는 여정
조마조마했지만 다행히 2-3분 늦게 버스가 도착했다. 저녁시간대라 그런가, 이동하는 사람들은 많이 없고 10명도 안 되는 관광객들이 차분히 버스에 탑승했다.
확실히 돌로미티 지형자체가 높다보니 해가 가려져서 빨리 지는 것처럼 보이더라. 왜 산에서 해가 빨리 지는지를 새삼 느끼는..
언덕길을 오르고 30분정도 지나가면, 오르티세이(Ortisei)라는 마을에 도착한다. 서부 지역은 볼차노 시내나 오르티세이로 많이 숙소를 잡는 편이라고 하던데 오르티세이의 숙소가 생각보다 너무 비싸, 오르티세이에서 조금 더 가면 있는 산타 크리스티나라는 마을에 묵기로 했다. 아무래도 서부가 동부 쪽보다 볼거리가 많고 관광지가 밀집되어있다 보니..
오르티세이는 생각보다 규모가 있어 한국의 큰 읍내정도의 느낌이 있다. 편의시설 생각한다면 확실히 오르티세이가 편할 듯하다. 하지만 난.. 뭐든 적당히 아껴야하니 과감히 패스.. 내 통장을 살려야 한다..산타 크리스티나보다 오르티세이 위주로 설명하는 블로그나 유튜브가 많아 불안했는데 막상 가보니 아무것도 아니었다. 웃겨 정말.. 오르티세이에서 350번 버스를 타고 10분만 더 가면 되고 많은 사람들이 충분히 찾는 곳이니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오르티세이보다 더 조용하고 좋으니 이득 아닐까?
마을에 도착해서 숙소로 가는 길 또한 생각보다 힘이 들었다. 왜냐? 동네 자체가 잔잔한 오르막길이라 배낭 짐이 무거운 나에겐 고역이었던 것.. 흑흑.. 아무튼 무사히 숙소에 도착해서 이 날 하루를 무사히 마무리했다.✔️ 돌로미티 350번 버스
ㅤㅤ- 볼차노(Bolzano) ~ 발 가르데나(Val gardena) 다니는 버스
ㅤㅤ- 버스 시간표 확인(발 가르데나 오피셜 페이지 링크) : 해당 페이지에서 line 350 버스 시간표 찾기 (시간표는 여름, 겨울별로 시간표가 자주 바뀌니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는 게 더 정확)
* 돌로미티의 전반적인 버스 정보를 알고 싶다면 남부티롤 교통정보 홈페이지를 참고해 주세요. (südtirolmobil.info)2022년 10월 9일
구름 낀 날에 구경하러 가는 알페 디 시우시
이동 동선 : 산타 크리스티나(숙소) - 오르티세이 - 알페 디 시우시(트래킹) - 오르티세이 - 세체다(트래킹) - 오르티세이 - 산타 크리스티나(숙소)
* 등산보단 사실상 매우 가벼운 트레킹정도라 어렵지 않아요.
일어나니 이슬비가 내리고 있었다. 돌로미티 동부와는 달리, 서부 쪽으로 오니 날씨도 좀 더 온화해졌고 구름도 더 많아졌다. 그리고 숙소 창 밖으로 보는 뷰엔 푸르스름한 나무 사이에 브릿지 염색이라도 한 듯 빨갛고 노란 나무들이 간간이 보였다. 이탈리아에서 맞이하는 가을이 이런 거구나 싶었다.. 급 감성 모드..
일찍 일어나 호텔 조식을 간단히 먹고 오르티세이로 이동해 알페 디 시우시(Alpe di siusi)와 세체다(Seceda)를 구경하기로 했다. 오르티세이에서 바로 케이블 카를 타고 이동할 수 있는 곳이다.
어제 탔던 350번 버스를 역방향으로 타면 다시 오르티세이로 갈 수 있다. 산타 크리스티나 안쪽으로 더 깊게 들어가는 버스의 배차시간은 길지만 오르티세이로 가고 오는 버스는 20분 내외 간격으로 오니 걱정하지 말 것!그리고 묵었던 호텔에서 Val gardena 대중교통 패스를 같이 한 장 제공해 줬다. (케이블 패스 티켓과는 달라요!) 이 티겟을 타면 3일간 버스를 탈 수 있다고 들었다만(기억이 자세하진 않아요), 산타 크리스티나와 오르티세이에 머무는 내내 티켓을 제안하지 않고 기사님들께서 그냥 탑승하라고 해서 영문을 모른 채 그냥 탑승한 경우도 꽤 많다.
헷갈렸던 상황이 있었는데, 큰 짐을 들고 오르티세이 외부를 빠져나올 때 버스에서는 티켓을 보여달라고 말씀주시 긴 했다. 이전에 겪었던 상황과 많이 달라 아무리 찾아봐도 무슨 상황인지 알 순 없었다. 추측컨대 이전에 버스 탑승 시 오르티세이로 갈 것을 알고 있고 여기 머무르는 걸 알고 계셔서 패스가 있다는 걸 알고 따로 티켓을 요청하진 않은 것으로 보였다. 매번 탑승할 때마다 현금과 패스를 늘 지참하며 말을 걸까 봐 늘 긴장하던 나.. 왜 그런지 아시는 분 댓글로 말씀부탁드려요..버스를 타고 오르티세이에 도착했다. 돌로미티 동부에 있을 때완 달리, 오르티세이는 다른 여타 돌로미티동네보다 훨씬 번화가 느낌에 사람들도 진짜 많다. 규모가 큰 읍내 느낌이랄까.. 알페 디 시우시 케이블 카 정류장으로 이동했다.
이곳에서 케이블 카원데이 패스를 구매할 수 있으며, 슈퍼 썸머 패스 1일권을 구매하면 발 가르데나 지역의 케이블 카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온 시기는 10월이고, 케이블 카 정류장마다 여름수기라고 정해놓은 시기도 다르지만, 내가 이 날 가고자 한 알페 디 시우시와 세체다는 여름수기가 10월 중순까지 이어져 문제없이 이용할 수 있었다. 아무래도 이 동네에서 가장 많이 이용하는 케이블카다 보니..그리고 알페 디 시우시 케이블카 매표소엔 어떻게 한 바퀴 둘러볼 수 있는지 프린트를 해놓아서 요 동선을 따라 가볍게 이동해 볼 생각이다. 알페 디 시우시는 등산보단 산책에 가까운 트레킹을 생각하고 왔기 때문에.. 케이블 카 정류장을 등지고 시계방향으로 트레킹을 진행했다.
✔️ 알페 디 시우시 케이블 카 운행 기간 안내 및 가격
ㅤㅤ- 알페 디 시우시 (공식 웹 페이지로 이동) : 홈페이지 내 시즌 별 시간표와 가격이 표기되어 있어요.
패스권을 구매하고 케이블 카를 탑승했다. 옅은 가랑비에 케이블 카에서 본 오르티세이는 뽀얗고 뿌옇지만 한적한 마을 풍경을 이렇게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알페 디 시우시는 되게 보기 편하고 눈 서양식 목장 풍경이랄까..? 너른 초원과 뜨문뜨문 보이는 목장 풍경이 너무 좋았다! 여기서 사진 찍는 나는 완전 하이디 소년 그 잡채.. 웃겨 모에화..
비가 와서 그런가 사람들은 많이 없고, 운해 때문에 장풍처럼 놓인 큰 산들은 볼 순 없었지만, 비 오는 알페 디 시우시 마저 많은 사람들이 감상하지 못한 진풍경이라고 생각했다. 많은 구름덕에 크로마키 스튜디오에 자연 풍경을 CG로 입힌 느낌이 들어 언덕길을 걷는 이 상황이 이색적이었다.그리고 트래킹은 1시간 반정도 가량 할 수 있었고 총 4-5km 정도를 천천히 걸으며 구경하는 코스라고 생각하면 된다. 약간의 오르막과 언덕이 있지만 어렵진 않고, 혹시나 거동이 불편하면 또 다른 미니 리프트가 알페 디 시우시 정류장을 등지고 양쪽에 하나씩 있기 때문에 잘 살펴보고 탑승하면 된다. 적어도 알페 디 시우시에서 땀을 흘리고 싶진 않았는데, 마지막 원점 회귀하는 곳에서 땀을 흘렸다. 작은 인공호수와 호텔, 목장이 있는 리프트 카 정류장이 있었는데 이곳 리프트를 타려고 했지만, 점심시간 1분을 남겨놓고 도착했지만 곧바로 작동을 멈춰 탑승하지 못해 나는 올라오며 땀을 흘렸다는.. 웃겨 진짜..
입구에 있던 산장에서 사과 스프리츠와 사슴고기 라구 파스타를 먹고 하산했다. 사슴고기가 이 지역의 특산품이라고 해서 먹어보았는데, 잡내 없이 깔끔하고 맛있었다. 강추!
하산 후에 바로 세체다를 구경하러 케이블 카 정류장으로 향했다. 마을 내에서도 세체다가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팻말이 매우 잘 안내되어 있어 찾기 어렵지 않다. 그리고 비는 심하진 않지만, 오전보다 더 구름이 뿌옇고 비가 점점 세 졌다. 하지만 고산지대는 올라가 봐야 맑은지 아닌지를 알 수 있다만.. 혹시 몰라.. 세체다는 맑진 않아도 구름만 많아 더 운치 있는 풍경을 보여줄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어 일단 가보기로 했다.
케이블 카로 올라가는 터널엔 에스컬레이트 등이 잘 구비되어 있다. 아무래도 규모가 가장 큰 관광지다 보니 접근 편의성이 가장 좋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가는 길도 생각보단 어렵진 않아도 제법? 긴 듯?
케이블 카에 탑승해 오르티세이의 풍경을 보자 하니 오전보다 구름이 훨씬 더 많았다. 음.. 괜히 왔나 싶었다. 그리고 도착해서 바깥 풍경을 보니 정말 아무것도 보이지 않다. 가시거리가 정말 10미터도 되지 않았다. 비는 다행히 오지 않았지만.. 이 상태면 풍경이고 뭐고 아무것도 할 수 없겠단 생각이 들었다. 하하.. 결국 빠르게 하산하는 게 낫겠단 생각이 들어 일단 하산하기로 결정했다. 원하는 풍경을 보지도 못했지만, 며칠간 여행 오면서 하루 푹 쉬는 날이 없었어서 이참에 그냥 쿨하게 숙소로 들어가서 쉬기로 했다.
대신 세체다는 다음 날 오전에 다시 오기로 하고, 다음 날에 계획했던 사소 룽고(Sasso lungo) 트래킹을 많이 줄여보는 것으로.. 허허 아쉽다만 살면서 돌로미티에 몇 번이나 올 수 있을까? 이 풍경을 이곳저곳 최대한 많이 보는 게 더 좋겠단 생각이 더 커서..
그리고 난.. 세 시쯤 숙소에 와서 쿨하게 세 시간이나 자버리고 숙소 주변에 피자집에 피자 먹고 또 잤다는.. 후문..
2022년 10월 10일
아쉬워서 돈 또 내고 방문한 세 체다
다음 날, 세체다를 갔지만 결국 풍경을 못 보고 내려왔다는 사실이 너무 분해서 아침 일찍 일어나서 오르티세이로 이동했다. 그리고 세체다 케이블 카로 향했다. 오전에 세체다에 오를 땐 다행히 구름이 적었고 어제 보지 못했던 풍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아마 돌로미티 검색하면 정말 자주 나오는 유명 풍경 중 하나가 바로 세체다의 풍경이다.
세체다 언덕 끝까지 도달하고 다시 복귀하는 코스로 1시간 정도가 걸린다. 더 크게 돌아서 산장에서 쉬고 쉬엄쉬엄 다녀올 수 있지만, 일정상 빠르게 치고 빠지는 방법을 선택했다. 웃겨 정말.. 이럴 때만 전략적인 나..세체다는 뾰족한 절벽이 매력인데 구름이 다소 많아 뾰족한 모서리에 걸린 구름이 정말 장관이었다. 유명세만큼 이 경관을 찍으려는 분들도 정말 많았다.
트래킹 코스 자체는 경사가 완만한 편이라 어렵진 않으며 알페 디 시우시보단 좀 더 오르고 내리는 구간이 있는 편이다.세체다 구경 후, 산타 크리스티나로 돌아와 파스타와 스프리츠를 한 잔 하고 사소 룽고를 방문하기 위해 케이블 카로 이동했다.
사소 룽고의 경우 홈페이지에 있는 정보가 아무리 봐도 읽히지 않아 일단 현장에 직접 방문해 보며 등산여부를 파악해 보기로 했다. 산타 크리스티나에 집라인을 탈 수 있는 곳이 3군데 있는데, 그중 Saslong 정류장과 Monte Pana Cable Station 정류장을 방문해 탑승을 진행하려고 했다. Saslong을 갔더니 비성수기로 케이블카를 운영하고 있지 않았으며, Monte Pana Cable Station도 운영하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Monte Pana Cable Station 정류장에서 환승하는 케이블 카(Monte Pana Ropeways)는 운행하고 있단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진짜.. 구글 맵스를 믿지 말고 반드시 어떤 경로든지 현지인 혹은 오피셜 페이지를 수소문해서라도 아는 게 가장 정확한 것 같다. 웃겨..하지만 오르막길을 올라야 중간 정류장인 Monte Pana Ropeways에 도착할 수 있었고, 시간이 약 2시간 반 밖에 남지 않아 고민이었다. 중간 정류장으로 오르는데만 1시간이 넘을 것 같아 과감하게 택시를 탑승하기로 했다. 안 되는 영어로 쏼라쏼라해서 영어 가능하신 현지인 기사분과 연락이 되었고, 정류장에 무사히 20분 만에 도착할 수 있었다. 여기서 증발하는 내 20유로..
다행히 케이블 카(짚라인 형태)는 운행 중이었고, 사람이 정말 한 명도 없었다. 이곳도 곧 비성수기로 문을 닫을 느낌이었다. 탑승하다고 직원분께 말씀드리니 무전을 하시면서 나에게 탑승하라고 했다.15분 정도 탑승하여 상층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사쏘 룽고가 한눈에 보이는 곳이었다. 도착한 곳을 기점으로 사쏘 룽고 중심으로 반 바퀴 트래킹할 수 있는 코스를 오전 중으로 진행하려고 했으나 아쉽게 전망만 보고 갈 수밖에 없었다. 날도 흐리고 사람도 없어 분위기가 썰렁했지만, 보기 힘든 경관이라 최대한 눈에 담고 기억하려 노력했다. 회색 하늘에 곳곳에 보이는 울긋불긋한 단풍나무 모습이 녹음과 어우러져 보기 좋았다.
30분 정도 멍 때리며 경치를 구경하고 다시 케이블 카를 타고 내려갔다. 이만하면 아쉬울 게 없단 생각이 들었고, 나도 다음 행선지로 빠르게 이동해야 했기 때문..
중간 정류장에서 산타크리스티나로 내려올 땐, 걸어서 내려왔다. 내리막길이라 30분 정도면 충분할 것이라 판단했고 시간 계산은 딱 들어맞았다. 빠르게 숙소에 들려 내 짐을 챙기고 돌로미티 지역을 떠났다. 그다음 여정은 돌로미티에서 묵었던 여독을 풀기 위해 온천을 방문하려고 한다.돌로미티 여행기는 여기서 끝! 이어서 이탈리아 북부 쪽 여행기를 연재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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